수다 방

딸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

순악질 의자왕 2004. 3. 5. 18:58

주일 예배를 모두 마치고..

세식구가 둘러 앉아 이러저러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음 날은 쉬는 날 이기에 밤 늦게까지 ...

오래 전 있었던, 지난 이야기며 한주간 있었던,

자질구레한 일들을 화제 삼아 담소로 나누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엔 별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딸의 입을 거치면 생기가 넘쳐나고..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번지게 되고..

눈을 다른데로 돌릴수 없을 만큼..

고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변해가는 것입니다.

거짓말로 너스레를 떨어대며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이야기를 부풀리고 살을 붙여..

과장하여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사실을 그대로 전달 하면서도..

딸은, 자기 말을 듣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다룸에 있어서도 그러한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한결같이 그렇게 매료시키는 것입니다.

 

무언가 언짠은 것이 있으면 딸은 입을 굳게 닫아버리고 맙니다.

내가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고 딸의 말을 가볍게 흘려버리면....

그냥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앉아 있을 뿐입니다.

불현듯 조용하여 깜짝놀라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딸은..

"아빠가 바쁘신거 같아서 그냥 조용히 사색하고 있었을 뿐" 이라고 합니다.

 

언제나 딸 주변은 된장에 파리꼬이 듯.....

설탕부스러기에 개미꼬이듯.....

꿀이 있는 곳에 벌이 꼬여들듯 

사람들이 꼬여듭니다.

나는 그런 딸이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고 실감나게 풀어내는 재주가 내겐 없기 때문입니다.

녹음하여 내가 한 설교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가관입니다.

버벅대고 한소리 또 하고....

이 소리했다 저 소리 했다....

왔다갔다 정신이 산란할 지경입니다.

아무리 까다롭고 신경질적인 아이일지라도..

딸과 2-3분 정도만 같이 있으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되어...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즐거운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입니다.

어릴때 유치원에 다니면서 선생님께 좋은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딸은 어렸을 때부터 "나는 자라서 유치원 선생님이 될꺼야" 라고

늘 말해왔습니다.

자라면서 그 꿈은 한번도 변함 없이 지속되었고....

그 꿈대로 유아교육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부모마져 다루기 힘든 아이가 딸에게 맡겨지면..

불과 몇분 후엔 그렇게 순한 아이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본인의 노력도 있었으나 근본적으로

부모와 딸이 하나님 앞에 20여년 해온 기도의 열매일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딸과 하루종일 같이 있었던 날은 우리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고..

그날은 몇분에 한번씩 파안대소가 터졌던것 같습니다.

생일 축하노래를 율동과 함께 벌일때는 ....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큰 키에도 워쉽이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졌습니다.

 

기쁜날~! 좋은날~! 은혜에게 아빠를 보내주신날~^^

축하해요! 축하해요! 축하해요!

생신을 축하해요~~~^^*

우리는 눈물이 흘러내리면서 웃었습니다.

딸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임을 구구절절 느낍니다.

이 행복은 불과 2~4년이면 사라지겠죠!

결혼하면은 그집에서 그렇게 할까요?

있을때 딸의 재롱을 싫것 누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