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에서 효도하라..
나의 어머니는 올해 93세 되셨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무식하십니다.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오라버니한테서 어깨너머로 한글을 겨우 깨치셨습니다.
떠듬떠듬 자음과 모음을 이어 붙여서 글자를 읽는 수준이었기에..
처음 교회에 출석하실 무렵에는 무척 당황해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고약한 형편과 곤란한 처지에 놓여..
그것을 하나님이 아니고는 해결할 수 없다고 느끼셔서 교회를 나오셨습니다.
고통스런 상황을 벗어나게 해 주십사 하고..
날마다 탄식과 눈물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셨습니다.
마음을 쏟아 기도하고 찬송하려고 애쓰면서..
글자도 하나씩 저절로 알게 되었고..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면서 점점 더 한글을 습득하여..
오래지 않아 완전히 통달하시고..
혼자 전국 어디든 버스나 기차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격도 꼿꼿하셔서 아들들이 서로 모시고 살겠다는데 한사코 거절하십니다.
혼자 자유롭게 사시는 게 좋다는 겁니다.
어머니가 젊어서는 부지런 하고 활동적이셔서..
병약하셨던 아버지 대신 논밭일 뿐 아니라, 산에 가서 나무도 해오시고..
나중에는 생선이나 김 등 해산물 장사도 곧잘 하셔서..
많은 식구들을 먹여 살리셨습니다.
나의 할아버지는 60도 안된 연세에 상처(喪妻)를 하셔서..
30년 넘게 홀아비로 사셨는데 할아버지 역시 성격이 꼿꼿하셨습니다.
날카로운 성격에 혼자되신 할아버지를..
30년이 넘도록 그 뜻을 받들며 공경하신 우리 어머니는..
자식들 뿐 아니라 그 누가 보아도 대단한 효부셨습니다.
몰락한 양반집 가난한 살림살이를 홀로 떠맡아 이끌고 살아오신 우리어머니는..
모시 옷감을 만드는 기술자이셨습니다.
모시를 베어다가 껍질을 벗기고 다듬어서..
속대는 버리고 그 껍질을 햇볕에 널어서 탈색을 시킨 후에..
이(치아)로 가늘게 째고 침을 발라 이어 붙이고..
그 베실을 잉아틀에 일일이 꿰어 늘여놓고 생콩을 짓이겨 쑨 짓가루 풀을..
소나무 잔뿌리로 만든 솔을 사용하여 먹이면서..
그것을 왕겨더미에 불을 붙여 쌓아놓은 불더미 위에 널어말렸는데..
그 작업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까다로운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불 조절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사방으로 날리는 매운 연기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해야 할 만큼..
고약하고 섬세하고 까다로운 그 [베매는 기술자]이셨습니다.
보리밥과 고구마로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던 그 시절..
이웃마을이나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베매는 의뢰가 들어오면..
끼니때마다 그 집에서 내오는 맛난 반찬과 쌀밥을 보자기에 싸서..
식기 전에 먼저 할아버지께 드리기 위해 들고 뛰시는 모습을..
나는 종종 목격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를 주안에서 공경하는 자식마다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게 하시겠다고..
하나님이 약속하셨습니다.
‘주안에서’라는 말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 안에서]라는 소리입니다.
하나님께만 영원한 생명이 있고 쇠하지 아니하는 복이 있는데,
하나님 외에 다른 곳에도 그와 같은 생명과 복이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큰 일을 믿지 아니하고..
사람의 노력이나 또는 거짓 신들(목석으로 사람이 만든 우상들)에게..
손이 발바닥 되도록 빌어서 복을 받는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자식들을 그런 길로 인도하는 부모들이 참 많은데..
그 가르침은 자식을 위하거나 잘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주께서 가르치시고 인도하시는 그 길을 따라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 눈에 아름다운 모습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이라는 소리입니다.
우리의 마음씀씀이나 말이나 행위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
하나님은 분에 넘치는 복을 선물로 안겨주십니다.
육신의 때에 ‘성공’이라는 것이..
세상 적 관점에서는..
정계, 관(官)계, 재계, 학계로의 진출로 우뚝 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 목표를 향해서 유치원 때부터 상위 그룹을 수학하기 위해서..
기초교육을 차례대로 밟아가고 쌓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아니합니다.
육신의 때를 살아가는 목적은..
장차 올 영혼의 때를 위하여 준비하는 때입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고 보이지 아니하는 그의 형상(긍휼, 자비, 사랑)을..
마음 깊이 새기는 생활이며..
그것들을 일상생활에 펼침으로써 이웃을 이롭게 하고..
하나님을 즐거우시게 하는 생활입니다.
이것을 영적생활이라고도 하고, 교회생활이라고도 하고..
신앙생활이라고도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의 자녀 된 자들이..
육신의 때를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르게 살기를 원하시고..
부모와 자식이 하나님 보시기에 올바른 관계를 이루며 살기를 소원하십니다.
그래야만 땅에서 사는 동안 부모가 자식으로 인하여 행복하고..
자식들이 부모의 축복으로 인하여 범사에 막힘없이 잘되고..
또 영혼과 육체가 강건하여지고 윤택하여지고..
평안한 육신의 때에 하나님을 찬송하며..
이웃들을 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