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우렁각시님 때문에 불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슈~

순악질 의자왕 2017. 8. 25. 11:31

목사노릇 하면서, 삼천궁녀 데리고 살았다고 오해받는 의자왕이란 이름으로..

한동안 불질을 재미나게 하였었는데..

'순악질'이라는 소리도 듣고 '먹사'라는 소리도 수없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먹사'라는 소리가 뭔소린지도 모르고..

그소리를 들으면서도 히히거리고 웃기만 했었지요..

진짜 그말이 아주아주 고약한 소린줄을 나중에야 알고는 얼마나 당황스럽던지요..

순악질이라는 욕설을 듣고는 화가 나는 게 아니고 기가막혀서 웃음이 나와..

이름을 아예 [순악질 의자왕]이라고 바꿔서 사용했습니다.

사실 의자왕이라는 이름도 내가 무슨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여 붙인 것도 아닙니다.

어떤 잉간이 온라인으로 '어디서 사냐'고 물어서 '부여'에 살고 있다고 대답하였지요..

아, 그런데 그잉간이 부여를 모르는 것이지 뭡니까!

아니, 한국사람이 부여를 모른다고라라라~~~~~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어요..

그럼 의자왕은 아슈?

그랬더니 안다는 것입니다!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한 백제의 마지막 왕이 의자왕 아니냐면서..

제법 유식한체 합디다~ㅋㅋ

그 백제의 수도가 부여인줄은 몰랐던 모양이더라고요~ㅋㅋ


아무튼 나이도 잊은 채 세상물정 모르고 천방지축 까불까불 재미나게 살았지요..

애들이 자라서 결혼할 나이가 되어도 나는 철없이 놀았는데..

맏아들 장가 보내고 막내아들이 제 누나를 추월해서 장가를 들었는데..

불로그 친구와 아들딸 나눠갖자고 농담반 진담반 까불다가..

진짜 사돈이 되기도 하였고요..

딸도 훌륭한 짝을 만나 결혼을 해서..

이제 손자 손녀가 다섯인데, 내년 초에는 둘이 더 생겨서 일곱이 되겠지요..

나이 먹어가지고 그만 까불고 젊잖게 지내라고들 하는데..

주변에서 그리 말하면 반발심이 치솟아서 더 지랄을 하였지요~

때가 되었는지, 나이를 먹었는지, 철이 들어 가는지..

나 스스로 불질을 좀 멀리하려고도 하고 장난도 안치고 조신하게 지내고 있었죠..

아, 그란디 엇그제 호주에서 사시는 우렁각시님이 불로그 이야기를 꺼내셔서..

지난 날을 회상해 보니, 그때가 참 재미 있었고..

미소가 저절로 생기는 추억도 많이 있었더라고요..

우렁각시님은 (뭔쪼간인가 잘 모르겠지만)내가 불퉁거리고 쏘아붙이고 그랬는데..

아, 이냥반이 넉살좋게 '글지말고 칭구하자'고 해서 좋은 친구가 되었지요..ㅎㅎ

참 아름다운 추억이 많았었는데, 내가 악질적으루다가 놀아서..

좋은 사이였던 친구들이 많이 떠났다는 후회스러운 마음, 자괴감도 들고..

허물없이 까불면서 나이도 서너살이나 더먹은 친구가 친구하자고 해서..

너니마니 하고 놀았었는데, 아, 그 형님이 어느날 위암으로 고생하다가 죽고..

죽기 전날 문병갔었는데, [가지말라고, 오늘밤 여기서 나하고 함께 있자고]..

그 애절한 눈빛을 뒤로하고 안양에서 장성으로 내려왔는데..

다음날 세상을 떠났더라고요..

'쌍그이아브이'라는 이름의 이석규 선생..

살아있는 동안 날이면 날마다 그친구 놀려먹는 재미로 살았습니다.

먼저 가버리고 나니 너무나 아쉽고 좀더 잘 대해주지 못했던게 후회스럽고 그렇습니다.

불질을 오래하다보니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 여럿 먼저 죽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국에서 선교사로 고생하다가 젊은 나이에 죽은 목사님도 있었습니다.

그분의 처가가 장성인줄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분도 내가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았고 불퉁거릴 때가 많았었습니다.

살아있는 불친들.. 그동안 내가 잘못해서 떠난 친구들.. 이제 그만 미워하고 돌아와요~

앞으로는 잘해줄텡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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