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의자왕 못난짓을 했습니다.
병원 할머니 할아버지들 머리 다듬어 드리는 데..
할머니 한분이 몸을 공처럼 둥글게 하고 턱을 잔뜩 쳐들고 앉으셔서..
머리 깎기가 힘들었습니다.
턱을 가슴쪽으로 붙이시라고 해도 소용없었고..
자꾸 꼼지락거리시니까 머리깎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최근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사건으로 인해..
잔뜩 신경이 날카로와진 상태여서 그런지 짜증이 좀 났습니다.
간신히 머리를 깎은 후에 면도를 해드리려고 목덜미에 칼을 댓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갑자기 또 자라처럼 목을 잔뜩 움추리셨습니다.
칼로 포를 떴습니다.
붉은 피가 솟아나왔습니다.
화장지를 가져다가 누르고 있는데 심통이 치밀었습니다.
나이가 그리 많지도 않게 생기신 할아버지께서 머릴 깎으러 오셨습니다.
걸음을 잘 못 떼시기에 휠체어를 가져다가 앉히고 앞치마를 둘렀습니다.
그런데 갑짜기 오줌이 마렵다고 하셨습니다.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다른 분들 먼저 깎으라고 하고 오줌을 누고 오시던지 하실것이지..
바쁜데 한정없이 오줌누고 오실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니 속터질 일이었습니다.
심술 섞인 소리로 [그냥 참고 다 깎으신 후에 오줌누세요]라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인지 아자씨인지 그분은 머리깎는 내내 나한테 협조를 안했습니다.
계속 들썩거리고, 꼼지락거리고, 흔들고......
그래서 가만히 좀 계시라고 했더니..
[그럼 가려운데 어쩌냐? 링거줄 뽑아서 피나오는데 어쩌냐?]그러셨습니다.
앞치마를 들치고 보니 피도 안났고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힘들게 머리를 깎은 후에 면도를 하는데 또 움직였습니다.
또 포를 떴습니다.
이번에는 서너군데에서 피가 배어나왔습니다.
마음이 불안정하니까 일이 참 힘들었습니다.
한 할머니께서 길고 지저분한 파마머리를 다듬으러 오셨습니다.
어떻게 깎아드릴까 생각하면서 우선 앞머리부터 조금씩 잘라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평소 잔소리가 심한 간병사님이 오셨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머리모양과 두상과 얼굴의 생김을 살펴 적절하게 깎아야 할일인데..
그분은 무조건 자기생각대로 [이렇게 깎아라! 저렇게 깎아라!]하십니다.
그분의 말대로 깎다가는..
할머니들의 자손들로부터 못마땅한 시선을 받을수 밖에 없습니다.
잔뜩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는 상황에서 그 간병사님의 잔소리는..
오늘따라 길고 짜증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꼴통이 확~ 치밀어 올라서 냅다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럼 간병사님이 머리 깎아 드리세요!]..
[그러잖아도 승질나서 죽겠는데 왜그러세요!]..
잔소리꾼 간병사님이 머쓱해져서 얼른 자리를 피해버렸습니다.
나중에 소가지가 좀 가라앚았는데 그분이 또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의 얼굴보기 민망스럽고 미안해서 사과를 했습니다.
[아까는 내가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그랬더니 그분이 되레 손사래를 치며 자기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참 승질 드럽고 골치아픈 의자왕입니다.
민망합니다.
'수다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배째국 황제 의자왕의 모습 공개! (0) | 2009.06.19 |
---|---|
의자왕 또 승질부리다.. (0) | 2009.04.20 |
고아원 원장님... (0) | 2009.02.20 |
민망스러운 이발사... (0) | 2009.02.11 |
목사님, 나 오늘 욕 안했어요! (0) | 2008.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