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되신 할머님이십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장기 입원해 계십니다.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데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도 주일날이면 예배에 참석하시겠다고..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에 1층로비에 나와 앉아 의자왕을 기다리십니다.
너무 많이 기다리시기 때문에 의자왕이 덩달아 부지런해졌습니다.
9시 정각이면 어김없이 병원 1층로비에 앉아계신..
두분 어른들을 승용차에 모시고 예배당으로 향합니다.
오늘은 수요일마다 예배당으로 활용하고 있는..
3층 휴게실 쇼파에 앉아계신 어른의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어른들의 모습이 늘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었는데..
오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득 할머님의 손을 내려다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새끼 손가락을 다쳐서 밴드를 붙이고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왜그러냐니까 손톱을 깎다가 그랬다는 것입니다.
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손톱과 손가락의 사이가 떨어져 있지 않고..
그냥 길쭉하게 붙어있는지 말입니다.
되도록이면 짧게 깎아드리려다가 손톱밑 살을 함께 깎아버렸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손이 오래된 나무등걸 같았습니다.
의자왕도 60줄에 앉아가지고 손도 늙고 거칠고 그런데..
할머님의 손을 의자왕의 손에 올려놓고 보니..
의자왕의 손은 너무나도 포동포동하여..
닭발 벗겨놓은 듯, 깨물어 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할머님의 손 섹시하죠?
^^*
그런데 링거 맞느라고 멍이 들었습니다.
한참동안 할머님의 차디찬 손을 주무르고 어루만져서 따뜻하게 해드렸습니다.
젊어서는 참 고우셨겠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님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랬었다고 하셨습니다.
의자왕의 손길이 따뜻했던지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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