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사라져야할 극단적 이념들

순악질 의자왕 2004. 4. 15. 22:36

대학교 교수이면 다 위대한 선생인줄로 알았습니다.

대개가 박사학위를 한 두개쯤은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은 경외하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도 하였습니다.

박사면 전공한 분야에서는 달인(達人)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런 달인에게 전문지식을 전수 받고 있는 젊은이들이 대학생이라고 생각해서,

고급인력을 대량으로 양산시키는 우리나라는, 전도가 밝다고 생각해왔었습니다.

'이것이 옳고 저것은 옳지 않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젊은이들을 설득시켜..

나라와 민족의 장래의 나아갈 바를 설정하도록 유도하는....

그 막중한 책무를 짊어진 직책이 교수라고 믿어왔기에..

그들을 누구 못지 않게 사랑하고 존경해왔던 것입니다.

오죽하면, 온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큰아들을 그러한 위치의..

교수가 되기를 소원하였겠습니까!

그러한 의미에서 교수임용 때(교수의 자질을 판단함에 있어)..

그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늘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이념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가족관계가 중요하고 이웃관계가 이념을 뛰어넘어 돈독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가치기준이어야 한다'고  가르쳐왔습니다.

그릇에 무엇을 담는 가에 따라 가치는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유교의 한 분파인 성리학(性理學)이 이 나라에 들어와서 국정운영의 기본근간으로

자리잡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성리학은 왕을 어버이의 큰아들로...

그 대신들을 큰아들의 가신들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 많은 이를 존경하는 것은 어른을 섬기는 원리요..

고아와 약자들을 불쌍히 여기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때 나이 어린 양반자제가 연로한 상민에게 행패를 부리는 일이 발생하여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어 관청에 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관청의 재판은 어린 양반자제를 벌하고..

연로한 상민을 신분상승 시켜 양반이 되게 했던 예도 있습니다.

성리학은 이렇게 하층민들과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가족처럼 돌보아줄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려말엽부터 성리학을 기조로 한 교육을 통하여 가족과 이웃의 관계를

아름다운 관계로 만들어 가는 일이 700년이 가깝도록 시행돼 왔지만..

상류 사회의 과다한 욕심과 교활한 술책에 의해 실패로 끝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친일파들이 득세하여 온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는..

그 더러운 일에 일조한 사람들이 양반들이었습니다.

국권을 회복한(?) 후에 친일파를 색출하여 처단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번번이, 숨어있는 세력들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 세력들을 수구세력으로 보고 그들을 자본주의자들로...

일명 파랭이로 일컫는 것입니다.

또 오랜 세월동안 끊임없이, 상류사회의 교묘한 권모술수로 말미암아

억압받고 착취당했던 하층민들은 급기야 죽기살기로 들고 일어나서 전쟁을 벌입니다.

그것이 전봉준이 이끌었던 동학란으로 나타났었습니다.

그 후에도 하층민들의 집단적 저항은 수구세력들에 의해 철저히 진압되었고..

이 땅에서는 급진 좌파로 분류되어 경계의 대상..

또는 타도해야할 불순세력으로 규정되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을 공산주의자로, 일명 빨갱이로 불렀던 것입니다.

극우주의나 극좌주의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극단적 이념이 돈독해야할 가족관계를 찢어놓고...

아름다워야 할 이웃관계를 지금까지 살벌하게 조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용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어느 대학교수가 어느 공개석상에서..

'급진좌파가 합법적으로 이북의 공산빨갱이 정권의 영향을 받아 정권을 잡으려고 한다'는

요지의 연설을 함으로서 적잖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또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서라도...

좌파정권이 합법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지금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신문들이..

극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을 서글프게 바라보고 있게 되었습니다.

6. 25 때에 한마을에서 이념의 장난으로 이웃간에, 가족간에 죽고 죽이는 비극이

곳곳에서 무수히 벌어지기도 했고..

현재까지 그 잔재들이 방방곡곡에 널려있음을 우리는 언제든지 엿볼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회가 극우와 극좌로 나뉘고..

온 나라를 편가르기를 하여 나라를 어수선하게 몰고 가는 느낌입니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사람들은 회색분자로 몰아서 적대시합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적어도 목회자들은 회색분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쪽도 저쪽도 용서해야합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나도 용서받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온 나라가 좌우로 나뉘어져 편가르기가 재편되는 것을 또 보게되었습니다.

이 싸움질 언제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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