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쥑일련.........

순악질 의자왕 2004. 7. 1. 18:33

언젠가도 개새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웃 황집사님 댁에 '허스키'라는 개가 있었습니다.

수컷은 순하고 정이 많은듯 항상 나를 반겼습니다.

암컷은 성질이 까다롭고 표독스러웠지요.

어느날 암컷이 발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수컷 허스키를 합사했습니다.

그런데, 암컷 허스키는 옆의 우리에 있는 진돗개 흑구를..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어느날 비명소리가 시끄러워서 나가보니....

세상에....

암컷이 수컷허스키의 목을 물어 죽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쥑일련........

결국, 그 쥑일련은..

진도개 흑구에게 시집을 가서 예닐곱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눈이 쭉 째진데다가 짝짜기 눈꾸녕을 해가지고..

흉칙스럽게 생겨먹은 그 '허스키'년이 말입니다!

 

진도개와 허스키의 잡종 새끼들이 젖을 뗄  무렵..

황집사님은 새끼들을 어미에게서 떼어 따로 가두어 놓았습니다.

그중 한마리가 털빛은 회색, 한쪽눈은 예의 그 허스키눈이고..

한쪽눈은 진도개의 눈이 된 그야말로 괴물 짝눈이었습니다.

이녀석은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유난스레 정이 많았습니다.

바로 옆칸의  엄마에게 늘 코를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같이 있고 싶어 했습니다.

 형제들은 엄마를 밝히는 짝눈이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형제들은 '배고픈 참에 저녀석을 잡아먹자'고 했던 모양입니다.

날카로운 비명이 터지고...... 난리가 났습니다.

황집사님은 기겁을 하고말았습니다.

무식하고 싸가지없는 개새끼들이..

제 형제를..

엄마밝힌다는 죄목(?)으로 오른쪽 앞다리를 잘라 뜯어 먹어버린 것입니다.

갈비뼈마저 허옇게 드러난 채 피를 흘리며 처참한 몰골이 된 짝눈이는..

찢긴몸을 핥으면서 또다시 독방에 갇히는 벌(?)까지 받게된 것입니다.

제어미를 밝힌것이 이리도 큰 죄란 말입니까!

태어나기를 정이많게 태어났는데 어쩌라고.........

 

약을 발라주고 따로 격리시켜 놓았더니..

짝눈이의 찢어진 상처는 쉽게 아물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그리운 짝눈이는 어느날..

한밤중에 월담(?)을 하여 엄마방으로 곤두박질 했습니다.

앞다리가 외다리를 해가지고 괴물이라고 생각했는지..

엄마는 짝눈이를 사정없이 물어버렸습니다.

물리면서도 엄마품이 그리워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것을..

황집사님은 따로 독방을 마련해 또 격리시켰습니다.

슬픔에 잠긴채 날이 가고 상처는 아물었습니다.

골치덩어리..

처치곤란한 물건...

너무도 불쌍해서 내게 달라고 하였더니 우리집까지 붙잡아 안아다 주었습니다.

집이라는걸 인식시키기 위해 하루밤 하루낮을 묶어 재우고 나서 끌러주었더니..

옆에 시집도 가지않은 진돗개 백구년을 어미처럼 생각했는지..

모진 구박을 당하면서도 기를 쓰고 곁에 붙어있습니다.

이놈이 구박하고 저놈이 구박하다 못해..

이웃집 김권사님네 쥐새끼같은 발발이 새끼까지 짝눈이를 괴롭혔습니다.

불쌍한 짝눈이는 사람도 경계를 하였습니다.

내가 밥을 주면서 쓰다듬고 털을 골라주어도 움찔거리는 것이..

영 불안해 했습니다.

 

몇일이 지나자..

짝눈이는..

껑충거리며 집주변을 산책할만큼 주변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괴기한모습입니다.

한쪽눈은 새카만 진도개의 눈을하고..

또 한쪽은 희끄므레한 밝은회색빛 허스키 눈꾸녕을 하고 있으니....

참 재수없다고 느낄만 합니다.

여러날 시달려서 비쩍말랐습니다.

이제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는 있습니다만..

너무 측은합니다.

[잘 자라거라...]

[굳세게 마음도 단련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장가도 보내주께..]

[니미도 쥑일련이지만..]

[니형제들도 참 싸가지없는 개새끼들이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