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집사 : 여보, 목사님 머리가 저게 뭐야!
서집사 : 아니, 참내.. 나더러 어쩌라고?
지난 주일날 아침 예배 중에 남편 김집사와 아내 서집사가 소곤거린 내용입니다.
예배마치고 나서 내가 식당으로 들어가니..
서집사가 나에게 눈을 곱게 흘기며 퍼부었습니다.
서집사 : 목사님 지금 시위하시는 거죠?
목사 : 뭔소리여????????
지난 주일 날 아침에는 머리 손질을 대충 하고 예배당으로 갔습니다.
요즘 들어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웅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속알머리가 점점 없어지는 현상에 세월의 비애를 느끼고 있습니다.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말리고 자빠뜨리고 해본들 별수 없는 몰골..
머리카락에 대한 집념이 체념으로 바뀌어..
머리손질을 소홀히 해서 나온 작은 소란이었습니다.
속알머리가 빠진 작태를 감춰주려고 그동안 서집사가 파마를 해줬던 것인데..
이제 이것도 저것도 귀찮아서 드라이만 대충하고 강단에 올라갔던 것이..
교인들 눈에 매우 거슬려 보였던 것입니다.
목사를 끔찍이 아끼고 있는 김집사는..
목사의 머리 모양새가 흉해보이는 것이..
마치 자기 아내 탓인것 마냥 아내에게 힐난을 해댔고..
아내 서집사는 그게 왜 내탓이냐는 듯..
목사에게 [지금 나한테 시위하시는 거죠?]라고 말한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목사노릇 하면서 참으로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새삼 깨달아졌습니다.
내가 이웃을 섬기는 것보다 이웃들에게서 더 많이 섬김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웃교회 집사님이 하시는 미장원에 가면 요금을 받지 않고 밀어 냅니다.
등떠밀려 미장원을 나오는 것이 거북하여서 돈을 내밀면 한사코 받지 않습니다.
미안해서 다른 미장원에 갔습니다.
그 미용실 주인은 성당에 출석하시는 분인데 그분도 역시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고 오면 우리교회 서집사님은 파마약을 사다가 발라줍니다.
머리카락이 모시광주리가 되어서 못쓰겠다며 우리집 삼처니는 염색약을 발라줍니다.
앞으로 갈빗대에게도 존귀한 자를 대하듯이 잘해야 하고..
교인들에게도 동지섯달 꽃본듯이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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