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바람 한 점 없이 퍼부어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아들을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시간..
비행기 격납고 어느 한쪽에서..
차가운 공구들을 들고 왔다 갔다 하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짜아~ 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공군 기술고등학교엘 갔습니다.
말이 고등학교지 군대에 간 거나 다름 없습니다.
휴가 나왔다가 부대로 돌아간 다음날도..
집 생각이 나서 괴롭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자기가 원해서 군대에 갔던 것이지만..
추운 날 아비는 따뜻한 방에서 따스한 이불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가시방석에 앉고 누운 것만 같습니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을텐데..
아직도 없는 모양입니다.
휴가 나오면 엄마 옆에서 잠을 잡니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전화를 해서..
먹고 싶은 것을 준비하도록 부탁해 두는 것이..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의무복무기간 7 년을 채우고 나오면..
대학에도 보내고..
좀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녀석은 항공면장을 취득한 후에..
항공회사에 취직하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베이스 키타와 트럼펫을..
거의 독학으로 배워서 연주를 곧잘 하는데..
기고 3년 동안 군악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군인교회에서 찬양대 지휘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녀석은 어려서부터 웃기는 구석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화입니다.
집과 학교사이가 1km가 넘는 거리인데도..
통학버스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학교당국이 '집이 가까운 사람들은 걸어서 통학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여름이나 겨울에는 통학하기 고약했습니다.
여름엔 땡볕에 얼굴이 그을린 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집에 돌아왔고..
겨울엔 논과 밭을 가로질러 거리를 단축시켜 다녔습니다.
길로 다니지 않고 논밭을 가로질러 다니는 것이 얄미웠던지..
근처 살던 아저씨가 신경질을 자주 냈습니다.
논밭에 무슨 곡식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 아저씨 성격 참 이상스러웠습니다.
몇 차례 맞닥뜨려서 야단을 맞았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부터..
과속차량들의 질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길가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이웃집 아저씨가 잔뜩 흥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무식한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왔습니다.
내용인 즉슨..
우리 아이들이 자기네 논,밭 주변을 밟고 지나다닌다며..
또다시 근처를 얼씬거리면..
두 발목을 잡아 땅바닥에 패대기를 쳐 버리겠다는 소리였습니다.
성질 고약한 나는 순간 피가 역류함을 느꼈고..
[당신이 내 앞에서 내 자식들을 땅 바닥에 패대기치도록]..
[내가 보고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까?]..
[그러기 직전에 당신이 내 손에 그렇게 될 것이고]..
[안 그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은 내 손에 죽을 수도 있습니다!]..
라고 고함을 질러 댔습니다.
아저씨는 놀라서 그대로 도망쳐버렸고..
나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책임질 테니까 아무 염려 말고]..
[곡식이 없을 때는 논밭으로 가로 질러 다녀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아이들의 등, 하교시간에 맞추어 근처를 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지..
아이들이 통학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자초지종을 아들에게 물었더니..
아들이 하는 소리가..
[아빠가 이웃집 아저씨하고 싸우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통학버스 운전 하시는 아저씨에게 부탁하여]..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아서]..
[기사아저씨를 졸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기사아저씨를 설득했느냐고 하였더니..
[아저씨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대학교나 연세대]..
[아니면 고려대학교에 진학할 것이고]..
[내가 축구에도 소질이 있으니까]..
[열심히 노력하여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되어서]..
[유명인이 되면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와서 아저씨를 찾을 테니까]..
[통학버스 좀 타고 다니게 해달라]고..
몇 날 몇 일이고 따라다니면서 졸랐다는 것이었습니다.
기가막힌 아저씨는 웃으면서..
[규정을 어기는 것이지만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여..
우리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통학버스를 타고 다니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녀석은..
제 형은 하나님의 일하는 목사님이 될 것이니까..
자기가 형 대신 돈을 벌어서 집도 짓고..
현모양처에게 장가를 들어서..
엄마 아빠를 자기가 모시고 살겠다고..
어려서부터 공언(?)하고 있는 녀석입니다.
키185센티에 스믈 한살에 잘 생겼고..
공군 부 사관으로 청주의 비행공단에 근무하고있습니다.
딸 가진 냥반들 관심들 웂수?
이히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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