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떠나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순악질 의자왕 2005. 10. 22. 07:51

공항에서 아들과 작별의 키스를 나누는데..

조금 전까지도 멀정했던 내가..

갑자기 목젖이 울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성질이 기어올랐습니다.

갈빗대는 울지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짧게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아들의 두툼한 배와 가슴이 눈앞에 떡하니 보였습니다.

안고 볼에 입을 맞추려니 놓기싷어서 그냥 잠시 더 붙들고 있었습니다.

두툼한 아들의 볼에 내 볼을 부비고 있으니 아들의 볼이 축축했습니다.

군대 훈련소에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면서..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목놓아 울던때가 엇그제 같은데..

그날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눈물지을 갈빗대 보기 싫다고 따라오지 말라고 하고..

나 혼자 공주 훈련소에 데려다 주었었습니다.

얼마나 심한 통곡이 나오던지 미칠뻔 했었습니다.

그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잘못했던것이 하나도 빠뜨림없이 생각나는데..

환장할것 같았었습니다.

평소의 그 지독한 건망증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이렇게도 쌩쌩하게 기억난단 말인가!

글을 쓸때도 이렇게 기억이 생생하면 얼마나 좋단 말인가..

하는 미친놈의 생각을 하니 웃음도 나왔습니다.

울다 웃으면 X꼬에 털난다는디..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 터져나오는..

그 싸가지없는 울음이 얄미웠습니다.

 갈빗대가 한번더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작별은 짧게!!! 작별인사는 간단하게!!!]..

그런데 아들이 소리내어 우는 것입니다.

이런 환장할 일이.........

아들의 등을 어루만지며 같이 소리내어 울다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도 깜빡잊고..

그냥 보냈습니다.

이놈은 저만치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갑자기 돌아서서 ..

커다란 손을 흔들어댔습니다.

그리고는 휙 돌아서서 또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좋은 일들만 말했습니다.

울음의 전염성이 그렇게도 강한줄은 예전에 미쳐몰랐습니다.

서울의 형님이 손녀의 백일 이라고 해서..

거기가서 축하도 해주고 그 부모에게 권면도 하고..

축복기도도 하고..

하루밤을 보낸 후에 다음날 삼성동으로 향했습니다.

그냥 웃고 떠들면서도 멍 했습니다.

음식도 맛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맛있다는 듯이 먹어댔습니다.

아들 생각을 잊으려고 엉뚱한 소리들을 쏟아냈습니다.

정신없이 부여로 내달려서 어머니를 내려드리고..

전주로 내짼후에 영희를 내려주고..

등짝이 쇠꼬챙이로 꿰뚫는 것처럼 아파서..

갈빗대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조수석에 앉았으나..

여전히 아팠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갈빗대가 두들겨서 맛사지하는 기구로 등짝을 풀어주었습니다.

다음날은 아픈 교인들을 데리고 전주의 병원엘 다녀왔습니다.

목사가 무능하여 아픈교인들이 여럿입니다.

교인들도 교인들이지만 나도 한 이틀동안 심하게 앓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오늘은 아들에게서 국제전화가 왔습니다.

오히려 여기보다 거기가 더 좋답니다.

무정한놈.........

제 엄마는 또 눈물을 흘립니다.

엠에스메신저로 잠시대화를 하고..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떠나보내는 연습을 위해서..

매주 서울에서 내려오던 딸더러도..

성찬식이 있는 첫주에만 내려오라고 했습니다.

떠나보내는 연습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가 우리에게 벌써 도래하다니..........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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