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하나님!

결단력이 아름다운 십보라 처럼..

순악질 의자왕 2007. 8. 17. 08:35

우리 속담에 [�보리 서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인장모가 아무리 잘 대해줘도 다소 불편한 것이 처가살이인 모양입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친정이니까]..

시댁 같지 않고 하고 사는게 편하기 마련입니다.

살다보면 항상 좋은 시간만 있는게 아니라 의견충돌도 있기 마련이고..

사소한 말한마디가 남편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무너뜨리기도 할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솥밥을 먹고 사는 식구가 되면..

서로들 안보여줘도 좋을 부분들..

예컨대 킁킁대는 버릇이라든지, 덜렁댄다든지..

화장실에 앉아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다든지..

똥자루가 커서 변기가 막혀 오물이 넘친다든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사람이라는 게 한번 미운 짓을 발견하게 되면..

그것이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 기억에 자리하여..

사람을 나쁘게 평가하는 경우도 생길수 있습니다.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처가살이를 하고 있다면..

처가 식구들에게 무시를 당한다고 느껴져도 속으로 삼킬수 밖에 없습니다.

아내의 입김이 세어져서 남편의 말을 무시한다거나..

우유부단한 구석이 있는 남편의 의견 보다는 칼칼한 자신의 의견이..

훨씬 현실적이고 훌륭하다고 느낄수도 있습니다.

대개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이 논리에 깔끔하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어릴때 정치적인 변고에 의해 부모로 부터 버림을 당했었습니다.

정치권력자들의 고약한 정책에 의해 아들을 버릴수 밖에 없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남의 아들이 되어버린 친아들의 유모가 되어..

젖먹여 기르는 처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어쨌거나 모세는 친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면서..

어머니로부터 히브리적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자라게 됩니다.

독실한 어머니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와 사상과 신앙을 섭렵했고..

이집트의 왕궁의 몇째 안가는 서열의 왕위계승자로서 왕제교육을 받아..

이집트의 높은 학문과 수준높은 경지의 무술을 익혀..

드디어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습니다. 

비공식적으로 뿌리찾기에 성공했던 그는..

동족들이 당하고 있는 온갖 불이익과 편견과 소외를 못견뎌 하던 끝에..

지배자들을 살해하여 암매장하였으며..

그 일이 탄로가 되어 왕궁에서 떠나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깊은 산중 오지로 숨어들어 몸을 피하던 중에..

힘센 목자들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여자들을 만나게 되고..

오지랍 넓게도 양떼를 몰고 다니던 그녀들을 도와줍니다.

그 일로 인해서 딸만 일곱을 둔 미디안족속의 실력자의 집에 기거하게 되고..

그 딸들 중 십보라와 결혼하여 데릴사위 노릇을 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좋은 일에 사용될 그릇으로 부름을 받았으면..

부르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그 고생이란 말로 다할수 없이 클수 밖에 없는 법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명하신 것을 서슴없이 시행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할례를 명령하셨습니다.

그것은 이방민족들과 거룩히 구별되는..

하나님의 백성임을 나타내는 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종이 하나님의 표를 나타내지도 못한 채..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나설수는 없는 일입니다.

모세가 처가살이를 하면서 자기주장을 강력히 펼치지도 못하고..

입김이 센 아내에게 끌려다니며..

서서히 자기의 문화와 전통과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을때..

하나님은 갑자기 그를 부르셨습니다.

모세가 아들을 낳고서 기쁨보다는 타향살이의 설움으로 탄식했던 것을..

우리는 그의 아들 게르솜이라는 이름에서 엿볼수 있습니다.

아들을 낳았으면 당연히 히브리의 전통에 따라..

난지 팔일 만에 할례를 아기에게 행하여야 했던 것입니다만..

이방민족의 제사장의 딸이 귀한 자기 아들에게 그런 보도 듣도 못한..

끔찍한 의식을 행하라고 할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들이 점차 자라갔으나 할례를 행하지 못하였고..

모세의 아들은 [히브리사람]으로 길러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떼를 몰고 사막에 나갔던 모세의 눈앞에 희한한 일이 나타났습니다.

나무에 불이 붙어 활활 타고 있었으나..

나무는 여전히 그대로 있고 불길만 환하게 치솟는 것입니다.

눈을 비비며 가까이 가서 살피고자 접근 할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이 팔십세의 노인, 이제 세상을 마감하기 위해 준비할 나이..

젊을 때 품었던 동족들을 향한 열정과 큰 꿈..

이제는 아련한 옛 추억에 불과한 그 꿈을 되살리기 위해..

꿈을 잃어버리고 하루 하루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모세에게..

평소에 보이지 않던 하나님이 나타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을 경험한 모세는 처자식을 이끌고..

마침내 민족 구원의 대 명제를 안고 이집트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때..

여정의 숙소에서 모세의 아내 십보라에게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남편 모세가 꼼짝없이 죽게된 것입니다.

무슨 일인지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십보라가 과부가 될 위기에 놓였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사람이 어려운 일을 만나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십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벼라별 생각을 다 떠올렸을 것입니다.

십보라는 남편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그동안 철저히 무시하고 살아왔던 자신을 돌아보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할례를 행하고자 하던 남편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그녀가 남편을 잃게 된 위기를 맞이 해서도..

결단력있는 성깔을 발휘합니다.

십보라는 차돌을 취하여 아들 게르솜의 고추 끝을 사정없이 베어..

모세의 발 앞에 던지며 부르짖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출4:24-26)

 

세상을 살다보면 고통스러운 일이 참 다양한 형태로 찾아옵니다.

심히 마음이 상해서 몇날 몇일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뒤척이는 때도 있고..

목구멍에 밥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고민스러운 일을 만나기도 합니다.

사소한 문제로 가까운 사람들과 갈등을 빚어 불편한 관계로 지내기도 합니다.

원인제공자로 이웃을 지목하고..

그를 원망하고 불평과 독설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들은 그러지 말아야합니다.

어려운 일 고민스러운 일이 생길때는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십보라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생각해 보고 빨리 돌이켜야 하는 것입니다.

십보라 처럼 말입니다.

해답 앞에서는 그깟 알량한 자존심이나 조금 고통스러운 일들 따위는..

과감히 내던져버려야 합니다.

십보라 처럼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의 방식이나 사상 따위도 아낌없이 내던져버려야 합니다.

십보라 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모세 보다도 훌륭한 사람은 십보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십보라를 닮아가는 사람이 교회에서는 꼭 있어야 하고..

그처럼 뜨거운 열정과 과감한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주님의 몸된 교회와 그리고..

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는 목사에게는 꼭 필요합니다.

너무나 아쉽고도 진한 갈증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