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학교를 가려면 길처에 상여집이 있었습니다.
군사문화의 잔재로 아침에 등교할 때마다 동네 어귀에 모여서..
조장인 6학년 형의 구령에 맞추어 학교 운동장까지 열을지어 행진하면서..
교가를 군가처럼 제창하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학교에 갈때는 그런대로 무리지어 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으나..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언제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 상여집을 피해서 돌아오는 길은 멀고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부득이하게 혼자 그 길을 지날 경우엔..
등줄기를 타고 진땀이 흐를 정도로 무섭고 싫었습니다.
대낮인데도..
금방 상여집에서 무엇인가가 튀어 나와서 목덜미를 움켜쥘 것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공포심은 아마도 어릴때부터..
저녁마다 우리집에 놀러오셨던 종조할머니들과 이웃할머니들..
그리고 수시로 옛날이야기를 해준다며..
다양한 레파토리의 귀신이야기를 쏟아내던 고모와 삼촌의 영향이 컸던 것같습니다.
또 마을에서 초상이 나면 무서우면서도 꼭 구경갔었던 것은..
저음과 고음이 어우러져 구성지게 울려퍼지던 상주들의 곡하는 소리와..
동네 어른들이 주관하는 기묘한 장례의식들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행사로 마음편하게 관망할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분리해서 갈무리 해 두었던 상여 자재들을..상여집에서 꺼내어 초상집 마당에서 조립하는 장면도 신기했고..
다 조립한 후에 시체를 얹을 칠성판을 올려 놓을 때는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통곡소리와 함께 관이 칠성판에 올려져 묶이고..
그 위에 울긋불긋 요란스러운 형상들로 새겨진 뚜껑을 올리면..
상여가 완성 되는 것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몸부림칠것 같은 용의 형상과, 하얀수염의 할아버지형상과..
꽃들로 조형된 상여를 바라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상여에 대한 거부감은 점점 강도를 더해갔습니다.
십자가는 형틀입니다.
잔인한 로마의 통치자들은 국가에 대한 반역죄를 극형에 처하였습니다.
큰 북 한쪽 판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인의 사지를 묶어놓고..
다른쪽 면을 북채로 둥둥 울리면..
그 진동에 의해 죄인은 내장이 파열되어 극심한 고통과 함께 피를 토하며 죽어갔습니다.
또 반역자를 널판지에 뉘여놓고 썩어가는 시체를 그 위에 맞대어 꽁꽁 묶어둠으로서..
죽을때까지 극심한 악취와 공포의 고통을 겪게 하였습니다.
십자가형은 그런 형보다도 더 잔인하였던 것은..
나무에 죄인의 팔다리를 묶고 산채로 손과 발에 대못을 박아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금방 죽지도 못하고..
낮의 작렬하는 태양의 뜨거움과 밤의 곤두박질 하는 추위를 삼일씩 견뎌야 하는..
잔인한 형벌이었던 것입니다.
십자가 형이 집행될 때마다 로마인들은 사람들을 강제동원하여 구경시킴으로서..
국가에 대한 반역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홍보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로마인들은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소름이 돋았고..
십자가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꺼림의 물건이었던 것입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젼을 보니 어떤 예쁘고 젊은 여자가..
사랑스러운 눈초리로 뱀을 바라보면서 귀엽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보통사람들은 누구나 뱀을 보면 소름이 돋고 징그럽고 꺼려합니다.
그 여자는 얼굴이 예뻤지만 나는 그 여자가 징그럽게 느껴졌습니다.
상여나 십자가를 아름답게 느끼거나 기대고 싶다거나..
사랑스러워서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애완견을 기르면서 개가 가족이라며 개와 키스를 나누고..
엄마니 아빠니 오빠 언니라며 개와 한 침대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것 같습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싫습니다.
사람인 이웃들은 무시를 당하고 있는데..
되려 개가 사람대접을 받고 있다는 자체가 싫습니다.
천사들은 거룩한 자들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과 사람사이를 중보하여 왔습니다.
그들은 육신을 가진 인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육신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천사들의 눈으로 보면..
인간들이라는 게 하나같이 더럽고 악하고 어리석어 보일수 밖에 없습니다.
거룩한 자들의 눈에 인간은 추하고 초라하고 욕심덩어리이고..
못난짓만 너절하게 늘어놓는 촌뜨기들로 보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이러한 천사들에게는 비밀에 붙이신 큰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은 똑똑하고 잘난 세상사람들에게도 비밀에 붙여진 일입니다.
이 비밀은 하나님이 말씀으로 낳으신 자녀들에게만 공개되어 있는 것들입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꺼려하던 십자가에서 생명이 시작되는 일]입니다.
한국사람들이 꺼려하던 상여에서 좋은 것이 나온다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십자가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온다고 어떤 로마사람들이 상상이나 하였겠습니까!
예수 죽인 십자가에서부터 영생이 물처럼 스며나오고..
모든 좋은 것들이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소식입니다.
십자가는 영생의 시작입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에도 풍족히 누려야할 하늘나라의 유업이..
이 십자가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비밀을 가진자들이..
주의 몸된 교회에 일군으로 선발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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