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울다 웃으믄 똥꼬에 털난다는디...^^

순악질 의자왕 2004. 9. 22. 09:44

오늘은 공교롭게도 편마비환자들의 가정만 방문했습니다.

작년 1월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버스기사 아자씨였습니다.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여 반신불수가 되고말았습니다.

말도 할수가 없습니다.

입술만 달싹거리는데 부인도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알아듣는 사람이 딱 한사람있는데 아저씨의 2남1녀중 막내인 스무살짜리 딸입니다.

딸은 근처의 축협에서 근무하는데 씻기고 진지를 떠먹이고 주물러드리고..

지독한 장애를 입어 처량한 신세가 된 아빠에겐 청량제같은 존재인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위대합니다.

딸은 아빠의 입술을  마음을 쏟아 관찰하고 그 하고 싶은 말들을 알아냅니다.

한창 일해야 할 나이 50이 조금넘은 나이에 반신불수가 되었으니 신세가 기가막혀 죽지못해 사는 삶이었던 것입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부인이 쏟아내는 소리들이 한결같이 원망과 증오가 뚝뚝묻어나는 소리들이었습니다.

어지간히도 부인속을 썩인 사내였습니다.

나는 가만히 그소리들을 듣다가 문득 장난끼가 뭉게뭉게 내속에서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머리를 다 깍아 놓고 자잘한 머리카락을 스폰지로 털어낸후에 나는 아저씨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술 에지가니 퍼마시고 댕겼구만, 고스톱도 환장허게 치고 댕겼고]..

[처자식에겐 돈 몇푼 갖다주고는 할일을 다했다는듯, 나가서 젊은 지집들을 탐하고 댕기셨고]..

그랬더니, 세상에 껄껄대고 마구 웃어제끼는 것입니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랬다는 것입니다.

[짐작입니다 나를 점쟁이로 생각할까 미섭네웨~]..

[아저씨가 호탕한 성격에 사람좋은 인상을 가지셨고,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질만한 얼굴입니다]..

[그래서 한번 해본소리예요!]..

부인이 하는말이 둘다 교회의 집사라는 것이었습니다.

장애를 입은 후에 길지않은 세월이지만 그 살아온 날들이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고통스러운 삶이었음을 나는 가슴으로 느껴졌습니다.

 

싫것 웃고 떠들고..어느정도 웃음이 가라앉은 후에 나는 조용히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집사가 되어 가지고 온갖 주색잡기에 몰두했으니]..

[그러면서 얼마나 죄책감에 시달렸수 이제 전에 지은 죄에 대한 죄책감에서 해방받아야 합니다]..

[마귀는 죄책감을 타고 사람에게 접근하여 사람의 육체와 환경을 움켜쥐려 합니다]..

[예수께서 당신의 죄를 뒤집어쓰고 십자가에서 피흘리셨습니다]..

[이제 그분이 용서하셨습니다!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소리를 들은 순간 남편은 온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통곡했습니다.

이어서 나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진정으로 남편을 사랑한 적이 있었습니까?]..

사랑은 잘못까지 한꺼번에 끌어안는 것입니다]..

어떤 아내는, 실은 우리교회의 집사님인데, 남편이 지붕에서 떨어져 전신마비가 되었을 때..

[여보! 살아만 있어주세요! 내가 몇십년이고 당신을 씻기고 떠먹이고 똥치워주고 할께]..

그랬답니다. 지금 그남편은 전통가옥 수리하는 기술자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또 한 아내는 이웃교회의  집사님인데, 그 남편은 충남대학병원에서 포기한 교통사고 환자였습니다.

의사가 가망없다는 소리를 하는데도 아내는 포기하지않고 퇴원 안하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당신이 50평생 계집질하고 노름하여 내속을 썩였으나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죽어도 당신을 포기 못합니다! 살아만 있어 줘요]

하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날부터 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그남편도 아내를 승용차에 앉혀놓고 드라이브를 즐기는것을 내가 여러번 보았습니다.

남편을 사랑한적이 있었습니까?

아내는 그소리를 듣고는 퍽퍽 울었습니다.

남편은 더 큰소리로 울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