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방

내가 나쁜년이야! 아니야 좋은년이야!

순악질 의자왕 2013. 1. 15. 13:28

이병식 성도는 암덩어리를 머리통 속에 품은 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뇌암환자이지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1년 동안 뇌암수술을 여덟차례나 받았다고 했습니다.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력으로 20년 넘게 암과 싸워왔던 그가 쓰러졌습니다.

간질발작과 같은 대발작이 폭발하듯 연이어 터져서 의식을 잃고 만 것입니다.

 

주일 날 아침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함옥자 성도였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떨며 말하기를..

함옥자 = [목사님, 나 어떻게 해요? 병식씨가 밤에 발작을 해서 의식을 잃었어요!]..

함옥자 = [그래서 오늘 교회 못나가요! 지금 첨단병원 중환자실에 있어요!]..

주일 예배 마친 후에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곧 임종을 맞이할 것 같아서인지, 옥자씨는 울기만 했습니다.

나 =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 소관이니 너무 걱정말고 차분히 기다립시다!]..

나 = [우리가 교회에서 마음이 하나되어 기도하고 있으니 힘 내세요!]..

그리고 교인들에게..

[찾아가서 이병식 성도보다는 함옥자 성도를 위로해 주라]고 말했습니다.

교인들이 찾아가니 부둥켜 안고 막막 울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일 때마다 마음이 하나되어 병식씨를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우리의 이뿐 옥자씨..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기껏 한다는 소리가..

[하나님 아부지 감사합니다!]요말만 딥따 했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답게 여겨지는지 말입니다.........

 

이분이 이병식 성도의 부인 함옥자 여사입니다.

병들고 장애를 입은 남편이 짐덩어리 처럼 여겨질만도 한데..

25년 여를 한결같이 남편을 섬기고 보살펴 왔던 것은 사랑의 힘이었을 것입니다. 

젊어서부터 너무나도 사랑하는 남편, 지극히 가정적인 남편, 성실한 남편이었답니다.

두분 모두 정이 많고 마음이 한없이 여린 사람들입니다.

 

어제 오후에 다시 찾은 옥자씨는 생기발랄한 모습이었습니다.

병식씨가 깨어났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봇물이 터진 것처럼 울어퍼댔다고 했습니다.

옥자 = [고생시켜서 미안해! 내가 나뿐 년이야!]..

병식 = [아니야! 좋은 년이야!]..

우리는 모처럼 함께 파안대소하면서 맛난 저녁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큰 걱정꺼리가 하나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큰 파도가 지나간 후에 다시 작은 파도가 밀려 오듯이..

중환자실에서 열흘 넘게 사투를 벌인 덕분에 병원비가 왕창 나왔습니다.

200만원 넘게 나온 병원비 명세서를 받아들고 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가..

도둑고양이 처럼 살며시 내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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