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이곳에 부임한 이후 9년 동안 해마다 포도주를 담아왔습니다.
그런데 포도주 맛이 한결같지 않고 해마다 그 맛이 다른 것입니다.
어떤 해의 것은 너무 달달해서 포도주 같지 아니하고..
어떤 해의 포도주는 너무 쓰고 독하게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런지 원인을 찾으려고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포도주 담글 때 설탕을 많이 넣었는가 적게 넣었는가에 따라서..
포도주의 맛이 달라졌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포도주 제조법과는 달리 포도 농사는 경험이 성패를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30-40여년을 포도농사를 지어오신 전문가 어른을 만나서..
한 시간 여의 담소를 통해서 얻은 결론입니다.
그분은 매년 포도농사를 결산할 때마다mm
초보농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모든 농사 조건이 전년도와 같은데 결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십 년을 원인분석에 매달려왔으나 아직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한 가지에 포도송이를 세 개씩 남겨놓고 전지를 하기도 했고..
어느 해에는 한 가지에 두 송이씩 남겨놓고 전지를 하기도 했지만..
똑같은 조건의 어느 해는 풍성한 수확을 했지만..
어느 해는 완전히 실패한 때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것이 실패의 원인인가 하면..
어느 해엔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풍작을 이루었고..
일조량이 좋아서 풍작인가 하면..
어느 해엔 풍부한 일조량에도 불구하고 포도농사를 망친 해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포도농사는 하나님이 최고의 전문가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요15:1-2)
하늘나라는 사람의 노력에 의해 세워지는 나라가 아닙니다.
오직 뜻을 세우시고 나라를 계획하시고 경영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나의 노력에 의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과실을 맺게 하시는 이는 예수님이시고 가지인 우리는..
그저 그에게 꼭 붙어 있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독실한 체 하면서 율법을 기준삼거나..
혹은 내 기준과 내 생각에 따라 우리 스스로 위축되거나..
죄책감에 사로잡히거나 하지 말고..
생겨먹은 그대로 그에게 나아가서 그의 처분에 내 자신을 맡기는 것이..
주와 복음 안에서의 내 태도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농부이신 아버지께서 저절로 되게 하시므로..
몸통에 꼭 붙어있기만 하는 가지인 나를..
그가 깨끗케 하시고 열매 맺게 하셔서 복이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교회생활은 세상 적 기준으로 생각하면 재미없는 생활입니다.
그러나 영적 기준으로 보면 이보다 재미있는 생활이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먹고 사는 일과 세상재미의 유흥과..
이웃과의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 가느냐 하는 문제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없어도 당당해야 합니다.
믿는 자들이라면..
호랑이 앞에서도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드러내는 사냥개와 같아야 합니다.
총을 든 포수가 뒤에 없다면..
사냥개는 두려움에 꼬리를 내리고 오줌을 싸면서 사시나무 떨 듯 할 테지만..
포수가 뒤에서 강력한 힘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알기에..
사냥개는 호랑이 앞에서도 당당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호랑이 앞에서 위풍당당하게 앞발로 버티고 서서 으르렁거리는 사냥개의 배짱은..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고난 앞에서 깨갱거리며 요란스레 짖어대는 모습은..
믿음 없는 자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 모습은 하나님 앞에서 추하고 악한 모습입니다.
육신의 때에 벌이는 영적 생활은..
반전의 서프라이즈가 난무하는 영적 전쟁입니다.
그 전선은 한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전선이 복잡하고 분산되어 있으면 패배하게 될 뿐입니다.
세상살이를 복잡하게 살지 말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요즘 아들바보 딸 바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아들바보 딸 바보는 하나님 아버지십니다.
그를 의지하고 신뢰하면서 우리도 바보처럼 단순 무식하게 살아도 됩니다.
열매는 가지가 힘쓰고 애써서 맺혀지는 것이 아닙니다.
포도나무 가지들은 포도나무 몸통에 꼭 붙어있기만 하면..
탐스러운 포도가 저절로 맺히게 되어 있습니다.
포도나무가 모든 좋은 영양분을 뿌리에서부터 끌어올려서..
가지 끝까지 밀어올리고 지원해 주기 때문에..
가지마다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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