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몰고 읍에 나갔다가 진기한 모습을 구경하였습니다.
불황으로 크리스마스특수가 옛말이 되어버렸고..
먹고 살수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요즘에도..
대형마트로 호황을 누리던 농협마트 앞에..
어깨띠를 한 채 한 줄로 늘어서 있는 일단의 사람들을 보고..
순간 헷갈려서 머릿속이 복잡했었습니다.
선거철도 아니기에, 무슨 정치 집회도 아니고..
또 무슨 시위현장도 아닌 것이 이상했습니다.
뒤늦게 상황파악을 해보니..
농협마트가 돈을 긁어 모은다는 소문이 났던지..
농협 대형마트 앞에 실로 엄청나게 큰 건물이 들어서고..
초대형 마트가 들어설 부대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농협마트로서는 큰 위기가 왔다고 느꼈던 모양입니다.
마트 직원들인 듯한 사람들이 장사는 안하고..
남의 건설공사 현장앞에서 시위하듯 어깨띠를 두르고 늘어서 있는데..
가만히 보니 구호문구가 기막혔습니다.
농협마트를 애용해야 애국이 되고..
농협마트를 애용해야 장성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되고..
농촌 장성이 부흥할 것처럼 써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만..
왠지 모르게 순간 얄미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농협이 정부의 농정정책의 물결을 타고..
온갖 특혜를 누리며 배를 불려왔기 때문에..
나는 농협이 농민을 위한 농협인지 직원들을 위한 농협인지..
그동안 매우 헷갈려 했었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수십 년째 상공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농촌은 상대적으로 깊은 소외감에 시달려왔습니다.
수출기업이 장사하다 손해를 보면..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손실보전을 해주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농민들이 천재지변을 당해서 엄청난 손해를 입었어도..
또 과잉생산으로 농산물이 폭락해서 빚더미에 올라 앉았어도..
정부는 근본적인 어떤 대책 하나 세워놓지 못하였습니다.
농산물 유통의 구조적인 병폐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농민들 문제는 농민들 스스로 풀어가라는 듯한 포즈를 취해왔습니다.
천재지변이든 과잉생산으로 빚어진 사태이든..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손실보전을 충분히 받은 적도 별로 없고..
또 받기도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습니다.
농민들은 그동안 농사지으면서 먹고 살기가 너무나 힘겹다고 아우성을 치고..
또 정책당국자들이 자기들의 눈으로 봐도 너무나 안 되어 보였던지..
농업 협동조합이란 관변단체 비슷한 것을 만들어서..
시름에 잠겨있는 농민들을 좀 달래보려고 했던 모양입니다만..
이러한 현시점에서..
농협이 농사를 돕고 농민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농협이 그동안 대형마트까지 열어 돈을 긁어모으는 동안..
농촌의 동네 구멍가게는 거의 전멸하다시피했습니다.
이러한 이상한 현상을 바라보면서 나는..
[있는 자는 더 받아서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길 것]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마25:28-30)
그 말씀이 세상 사람들의 장사 수단을 예견한 내용은 아니지만..
성경말씀과..
대형마트의 등장과 더불어 작은 상점들의 몰락해가는 그 장면들은..
참으로 어리석은 나를 괴이한 상념에 젖어들게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필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그들대로..
물건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구매해가고 있는 농협의 대형마트들에게..
박리다매형식의 거래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작은 동네 상점들에게 넘기는 물건값과..
대형마트로 납품하는 물건값은 근본적으로 차별이 있었던 것입니다.
중간상인을 거쳐서 들어오는 물건값과..
공장에서 직접 접수해오는 물건값이 같을수는 없는 일입니다.
똑같은 상품을 동네 상점들의 물건값보다..
훨씬 저렴하게 팔고 있는 대형마트로 사람들이 몰릴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인 것을 어리석은 나는 늦게야 깨달았습니다.
자본주의가 뭔지를 아는 사람들이(?) 큰 자본을 투자하여..
작은 것들을 죽여 버리고, 죽은 자들 몫까지 챙기고 있는 그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내가 오늘 읍에 나가서 목격한 괴이한 광경은..
군 단위까지 농협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던 대형마트도..
이제는..
그 좋은 시절을 마감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라는 간판을 걸고 교인들을 싹쓸이해가는..
대형교회들을 성토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습니다.
교회는 이웃교회와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교회와 교회는 형제로서 협력관계여야 하는 것입니다.
대형교회와 미자립 개척교회가 갈등관계를 지속하는 한..
기독교회는 퇴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자립 개척교회들은 대형교회들을 미워하지 말아야합니다.
대형교회들은 미자립개척교회들에게서..
교인들을 꼬드겨서 데리고 가지 말아야합니다.
목회는 하나님의 일입니다.
목사의 먹고 살 수단이 아닙니다.
먹고 못살겠으면 목회를 그만 두고..
먹고 살 수단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개척교회 목사들은..
교인이 불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하거나 속썩지 말아야합니다.
작은 일에 감사하고..
작은 일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좋은 일은 날마다 계속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개척교회 목사들이 복음을 올바로 전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실만하게 교인들을 가르친다면..
하나님께서 교인들을 보내주시리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목사의 정당한 지도와 치리를 거역하는 교인을..
징계하지도 못하는 목사가 어찌 목사이겠습니까?
목사에 대해서 기분 나쁘다고 해서 교인이 이웃 교회로 떠난다면..
이웃교회에서는 그런 교인들을 받아주지 말아야합니다.
권면과 징계를 없신여기는 교인을 옳바로 가르칠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형교회에서는 이것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인다운 교인 하나 길러내려면..
그것은 실로 애 낳는 수고와 견줄만 합니다.
길러놓으면 빼앗아가는 대형교회 재주 많은 목사들이..
얄밉기는 정말 얄미운 생각도 듭니다.
대형마트가 소형마트를 집어삼키듯이..
대형교회가 소형교회들을 집어삼키고 비대해진들..
과연 하나님은 기뻐하시겠습니까?
'오, 나의 하나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이 일하시면 다 기적입니다. (2) | 2007.01.18 |
---|---|
기도는 행복한 것입니다. (0) | 2007.01.05 |
잡초만 잘 제거하면 됩니다. (0) | 2006.12.27 |
모든 좋은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 (2) | 2006.12.21 |
약속실현의 시작입니다. (0) | 2006.12.10 |